벌써 제 나이가 60이 넘었습니다.
예전의 60세는 일에서도, 사회에서도 뒷방으로 물러나 은퇴를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
다행히도? 지금의 60대는 아직 뭐든 할 만한, 아직은 은퇴하기 아쉬운 나이인 것 같습니다.
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60이라는 숫자는 스스로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.



살아온 지난날에 그리 특별한 건 없었지만 지금껏 내가 해온 일은 환자를 열심히 본 것 뿐이니 그동안 내가 본 환자들 중에서 특별한 케이스를 정리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.
이제 드디어 켜켜이 묵은 먼지를 털고 서랍 속에서 꺼내야 할 때가 왔나 봅니다. ㅎㅎ
특별한 케이스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당시 많은 충격을 주었던 환자입니다.
국군 수도병원에 근무했을 때 응급실로 실려온 젊은 사병이 있었습니다.
이유는 알 수 없으나 M16으로 자해를 했던 사병입니다.
그때에 남겨진 기록은 지금 보아도 안타깝습니다.
많은 탄흔과 상하악 전방, 비골의 상실이 보입니다.
재건이 구체화되기 전에 전역 처리되어 이후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.
결국 마지막 회피가 젊은 사병의 목숨은 건졌지만 평생의 기형을 얼굴에 남기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.
“격정은 우리를 다른 사람으로 살게 하기도 한다.”

